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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서약

새벽의 서약

국민들의 소망이 담긴 엘리자베스 2세의 웨딩드레스

국민들의 소망이 담긴 엘리자베스 2세의 웨딩드레스

2024.07.09

2024.07.09


 

"웨딩드레스를 입은 공주님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녀의 피부는 새벽빛에 반짝이는 설경 같았죠. 공주님은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쓰고 사랑에 빠진 눈으로 필립공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 레이디 파멜라 힉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 들러리 8명 중 한 명)

1947년 11월 20일,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였어요. 초대를 받은 왕족과 귀족, 그리고 귀빈들은 사원으로 입장했고, 
경호대와 합창단은 신호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죠. 국민들은 사원 안쪽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기 위해 담장을 따라 줄지어 서 있었어요. 세계 각지에서는 약 2억 명의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 이 장면을 지켜봤죠.

※ 좌측부터, 결혼식에 참석한 왕족과 귀족(1~4), 합창단(5), 경호대(6), 군중들(7) (출처: LIFE)

마침내, 결혼식을 올린 엘리자베스 2세 공주와 필립공이 발코니에서 모습을 드러냈어요. 두 사람은 손님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사람들은 환호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죠. 


 

※ 발코니에서 군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엘리자베스 2세 공주와 필립공(출처: PEOPLE)


※ 엘리자베스 2세 공주와 필립공의 결혼식(출처: British Pathe)

Chapter 1

궁전으로 배달된 배급표 

최초로 방송된 왕실 결혼식이자,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과 축하를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 사실, 이 결혼식은 피폐해진 영국인들에게 커다란 위안과 희망을 안겨준 순간이었어요. 결혼식이 진행된 1947년의 영국은 제2차 세계 대전*의 피해를 회복하는 중이었죠. 아직 수백만의 영국인들은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었고, 식량과 의류를 배급제로 공급받고 있었어요.  


*제2차 세계 대전은 결혼식 2년 전인 1945년 9월 2일 막을 내렸다. 


 

※ 1940년대 영국의 배급책과 배급 식량(출처: 미국 의회도서관)

"사람들이 얼마나 이 결혼식을 축복하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 레이디 파멜라 힉스 
 


영국 왕실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결혼식에 입을 웨딩드레스를 주문하기 위해 의류 배급표를 모아야만 했죠. 이 사실이 국민들에게 알려지자, 버킹엄 궁전에는 의류 배급표가 담긴 우편물이 밀려들었어요. 국민들이 여왕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의 몫을 포기한 채 보낸 선물이었죠.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국민들이 보내온 배급표를 모두 돌려보냈어요. 결국 정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의류 배급표 200장을 추가로 배급하며 웨딩드레스를 주문할 수 있도록 도왔죠.

Chapter 2

세 달 만에 탄생한 걸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웨딩드레스는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인 노먼 하트넬(Norman Hartnell)이 제작을 맡았어요. 하트넬은 여왕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왕대비의 총애를 받는 디자이너였죠. 여러 차례 왕실 의상을 제작해 온 하트넬이었지만, 이번 의뢰만큼은 쉽지 않았어요. 1,000개의 진주와 약 4.5m 길이의 트레인*이 달린 실크 웨딩드레스를 제작할 시간이 단 3개월 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하트넬은 빠른 작업을 위해 350명의 재봉사들을 불러들였고, 이들은 파트를 나눠 맡으며 시간 내에 드레스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 트레인: 웨딩드레스의 길이, 뒷기장

※ 노먼 하트넬이 제작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웨딩드레스 (출처: PEOPLE)

"내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 


드레스를 완성한 하트넬은 스스로에게 감탄했어요. 제작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짧았지만, 자신이 머릿속으로 그린 드레스를 그대로 만든 완성도 높은 드레스였죠. 하트넬은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명작, '프리마베라'(La Primavera)에서 영감을 받아 드레스를 디자인했어요. 그는 봄의 도래를 상징하는 그림처럼, 드레스에 밀과 꽃 모양의 자수를 금색과 은색 실로 수놓았죠. 그리고 결혼식 당일, 철저하게 비밀리에 제작된 여왕의 웨딩드레스가 공개되는 순간, 사람들은 하트넬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왕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 좌측부터, 웨딩드레스 스케치를 보여주는 노먼 하트넬,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출처: PEOPLE)

Chapter 3

왕실 패션의 상징

여왕의 웨딩드레스를 성공적으로 제작한 하트넬은 이후, 왕실 디자이너로서 큰 명성을 얻었어요. 그의 웨딩드레스는 대중은 물론 패션계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죠. 하트넬은 명실상부 왕실 패션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고, 섬세한 자수와 화려한 디자인은 그의 상징이 되었어요. 결혼식으로부터 1년 뒤, 하트넬은 다시 한 번 여왕의 부름을 받았어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선원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무도회에서 입을 드레스를 의뢰한 것이죠.


 

1948년 5월 5일 자선 무도회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2세와 필립공(출처: Getty)

하트넬은 웨딩드레스에서 사용했던 꽃무늬 자수를 드레스 전면에 사용하기로 했어요. 자선 무도회와 어울리는 핑크색 실크 드레스에 꽃무늬 패턴이 발목부터 어깨까지 아름답게 수놓였죠. 하트넬의 웨딩드레스가 여왕의 우아함과 품위를 돋보이게 하며 전후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무도회의 핑크색 드레스는 여왕의 청순함과 기품을 강조하며 사랑과 기쁨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 자선 무도회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입은 드레스(이랜드뮤지엄 소장)

이번 7월, 하트넬의 무도회 드레스를 포함한 영국 왕실의 소장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QUEENS COLLECTION》(브리티시 로열 특별전)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릴 예정이죠. 전시에서는 튜더 왕가의 용맹함을 이어받은 엘리자베스 1세부터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통치한 빅토리아 여왕,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다이애나 비까지, 그들의 소장품과 영국 왕실의 역사를 '무료'로 만나볼 수 있어요. 올여름, 영국 왕실의 세계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7월 22일(월), 8월 5일(월)은 현대백화점 휴점일로 전시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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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랜드 뮤지엄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보세요!





 

#QUEENS COLLECTION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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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영국을 이끈 여왕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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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엘리자베스 2세
국민들의 소망이 담긴 웨딩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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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지 6세
영국의 정신적 지주가 된 말더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