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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T 컬렉션] 오타니의 50-50, MLB 148년 역사의 새 장을 열다.

[GOAT 컬렉션] 오타니의 50-50, MLB 148년 역사의 새 장을 열다.

2024.10.31

2024.10.31


 

Editor E-키피디아
[GOAT 컬렉션]

"제기랄..."


마이애미 말린스의 스킵 슈메이커 감독이 내뱉은 짧은 욕설이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024년 9월 19일, 다저스의 쇼헤이 오타니가 50-50 달성을 목전에 둔 순간이었다. 1회에 50번째 도루를 성공시킨 오타니는 6회에 49호 홈런을 터트렸고, 7회 타석을 맞이했다. 2사 2,3루. 보통은 다음 타자를 노리고 고의사구*를 선택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슈메이커는 단호했다.


"오타니같은 선수에게 고의사구는 있을 수 없다."


* 고의사구: 투수가 타자에게 일부러 볼 4개를 던져 1루로 출루시키는 전략. 다음 타자가 더 공략하기 쉽다고 판단될 때 주로 사용한다.


 

※ 쇼헤이 오타니의 50호 홈런 (출처: Getty)

오타니는 1-2 카운트에서 너클 커브를 노렸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91피트 솔로 홈런. MLB 148년 역사상 최초의 50-50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15,548명의 관중이 기립했고, 오타니는 덕아웃을 벗어나 커튼콜에 화답했다.


야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50-50, 이 기록의 시작은 한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의 30-30 기록: 켄 윌리엄스


 

※ 켄 윌리엄스 (출처: Wikipedia)

1922년, 한 선수가 베이브 루스*의 시대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의 외야수 켄 윌리엄스였다. 그는 39홈런-37도루로 최초의 30-30을 달성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해 그가 홈런왕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루스의 전성기였던 1918년부터 1931년까지 13년 동안, 오직 두 명**만이 루스의 홈런왕 자리를 빼앗았는데, 윌리엄스가 그 중 하나였다.


* 베이브 루스(1895-1948): '야구의 신'이라 불린 MLB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 714개의 홈런을 친 홈런왕이자 뉴욕 양키스의 전설.

** 다른 한 명은 루 게릭(1903-1941). 7년 연속 올스타, AL MVP 2회 수상,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양키스의 전설적인 선수. '철마(鐵馬)'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다.


 

※ 켄 윌리엄스 (출처: 명예의 전당)

"나는 홈런 타자로서 베이브 루스와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라며 겸손해하던 윌리엄스. 하지만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4월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그는 하루에만 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첫 타석에서는 그랜드 애비뉴*까지 넘어가는 대형 홈런을 날렸고, 이어진 홈런들은 우측 담장을 넘기며 3,000여 관중을 열광시켰다. 이를 시작으로 4월 29일까지 단 7경기 동안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리그를 휘어잡았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그의 폭발적인 활약에 감탄하며 그를 위한 시를 헌정했다.


* 그랜드 애비뉴: 세인트루이스의 대표적인 상업 거리로, 스포츠맨스 파크 구장 뒤편에 위치

**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1878년 창간된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대표적 일간지. MLB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주요 소식을 다뤄왔다.

누구의 이름이 모든 이의 입에 오르내리나?

켄 윌리엄스.

누가 팬들의 자부심이 되었나?

켄 윌리엄스.

MLB 최초의 30-30을 달성했던 켄 윌리엄스. 1929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은퇴를 맞이했다. 그의 마지막 시즌을 기념하며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18명의 선수들은 윌리엄스와 함께 야구공에 서명했다.


 

■ 1929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화이트삭스팀 선수 19인의 사인 볼 (이랜드뮤지엄 소장)

완벽한 선수의 상징 40-40: 호세 칸세코


 

※ 호세 칸세코 (출처: Super 70s Sports)

1988년 9월 23일, 밀워키 카운티 스타디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호세 칸세코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5회 초, MLB 최고의 홈런 타자가 예상치 못한 번트 안타로 출루했다. 3루수가 공을 잡아 송구하기도 전에 1루를 밟은 칸세코는 맥과이어*의 타석에서 기회를 노렸다. 0-1 카운트, 그는 오른발을 짚고 고개를 숙인 채 도루를 감행했다. 포수의 송구는 높게 떴고, 2루수의 글러브가 칸세코의 헬멧을 스쳤다. 세이프. 벗겨진 헬멧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MLB 최초의 40-40이 탄생했다. 그는 2루 베이스를 머리 위로 들어 40번째 도루를 기념했다.


* 마크 맥과이어: 칸세코와 함께 'Bash Brothers'로 불린 오클랜드의 홈런 타자. 1998년, 70홈런으로 당시 MLB 기록 수립.


※ 칸세코 40-40 기록의 순간 (출처: The Green and Gold Podcast) 

'완벽한 선수의 상징'이라 불린 40-40. 칸세코는 그해 42홈런, 40도루에 124타점을 기록하며 MVP에 올랐다. 칸세코는 80년대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마크 맥과이어와 함께 '배시 브라더스'로 불리며 오클랜드를 104승으로 이끌었다. 그의 40-40 달성 이후 8년 동안 아무도 이 기록에 도전하지 못했고, 이후 배리 본즈(1996),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 알폰소 소리아노(2006)만이 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 칸세코가 수상한 1988 베이브 루스 홈런 트로피 (이랜드뮤지엄 소장)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


 

※ 쇼헤이 오타니 (출처: npr)

2024년 9월 19일, 최초로 50-50을 기록한 오타니. 하지만 그가 이날 달성한 것은 50-50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6타수 6안타, 3홈런, 2도루, 10타점이라는 믿기 힘은 기록까지 남겼다.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라는 평가가 나왔다.


※ 오타니 50-50 기록의 순간 (출처: MLB) 

162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 동안 약 세 경기마다 홈런과 도루를 추가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 50-50을 위해서는 단순히 파워와 스피드뿐만이 아니라,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도 필요했다.

"솔직히 말해서, 저도 믿기지 않습니다."


오타니의 말처럼, 이날의 기록은 야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켄 윌리엄스가 30-30으로 문을 열었고, 호세 칸세코가 40-40으로 확장했다면, 오타니는 50-50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 오타니 쇼헤이 2021시즌 Game-Used 벨트 (이랜드뮤지엄 소장)

새로운 전설의 시작

ESPN은 오타니의 대기록에 대해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선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이 기록을 '로알드 아문센의 남극점 정복,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횡단, 1969년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에 비유했다.


※ ESPN의 X (출처: ESPN)

오타니의 50-50은 인류의 달 착륙만큼이나 경이로운 사건이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순간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더욱 빛나게 되었다.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0-5의 열세를 5회 빅이닝으로 뒤집은 끝에 이룬 짜릿한 승리. 다저스의 창단 이후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오타니의 50-50은 더욱 위대한 이정표가 되었다.


*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55년, 1959년,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 2020년에 이어 이번이 8번째다.


※ 10월 30일(현지시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출처: MLB) 

이랜드뮤지엄은 'SHO-TIME : 오타니 쇼헤이 특별전'을 통해 MLB 148년 역사상 최초로 50-50클럽에 입성하고,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오타니 쇼헤이의 위대한 도전을 기념한다. 11월 8일부터 뉴발란스 홍대점 3층에서 시작되는 이번 전시는 야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그의 여정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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