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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달러의 사나이

7억 달러의 사나이

그에게 남은 마지막 퍼즐 '월드시리즈'

그에게 남은 마지막 퍼즐 '월드시리즈'

2024.01.03

2024.01.03

2023년 12월 12일, LA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 계약 소식을 알렸다.


이는 리오넬 메시가 2017년 FC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 7400만 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으로 역대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다. '디퍼' 조항*을 활용하여 일부 할인율이 적용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평가 금액 자체는 10년 4억 6천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1등인 트라우트(12년 4억 2650달러)를 넘어서는 최고액 계약**이다.

* 디퍼 조항 : 일부 연봉의 지급 일정을 미루는 것. 연봉 총액에 따른 사치세를 가진 MLB에서 연봉 총액을 절감하고, 구단의 현금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디퍼 조항을 사용하곤 한다.

※ 오타니 계약 발표 (출처 : LA DADGERS X)

"야구 만화 주인공"

메이저리그 진출 전부터 오타니 쇼헤이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1910년대 베이브 루스 이후 프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투타겸업* 선수가 나타났기 때문. 니혼햄 단장이었던 야마다 마사오의 적극적인 구애**로 투타겸업을 보장받으며 일본 프로야구에 데뷔한다. 2014년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10승-10홈런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투수 3관왕(다승, 승률, 평균자책점), 2016년 팀의 우승과 함께 리그 MVP를 차지하며 전무후무한 '투타겸업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 투타겸업 : 한 선수가 동일 시즌에 투수와 타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 오타니는 고등학교 졸업직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으나, 니혼햄 구단에서 오타니에게 '오타니 쇼헤이 군의 꿈에 대한 이정표'라는 3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제공해 설득에 성공한다. 이 자료에는 즉시 메이저리그로 진출 시 실패했던 선수들의 사례와 자국 리그 적응 후 성공한 사례(대표적으로 류현진 선수)를 비교한 내용 등이 들어가 있다.


 

※ 오타니에게 제공한 30페이지 PPT 중 일부, 한국과 일본의 선수 중 자국 리그 경험 여부에 따른 성공율을 비교하고 있다. (출처 : 니혼햄 파이터즈)

☞ '오타니 쇼헤이 군의 꿈을 향한 이정표' PPT 보러가기

 

일본 야구를 평정한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로 이적, 투타겸업 선수로 MLB에 데뷔한다. 데뷔 첫 해 그는 투수로 4승, 타자로 22홈런을 기록, 신인왕을 수상하며 전례없는 '투수-타자' 겸업 선수임을 증명한다. 2021년 팀은 포스트 시즌에서 탈락했지만 9승 - 46홈런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그는 팀의 탈락에도 불구,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다. 당시 오타니는 MVP를 포함해 실버슬러거*, 에드가 마르티네스* 상 등 총 11개의 상을 독식한다.


* 실버슬러거 : 포지션별 리그 최고의 타격을 선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
** 에드가 마르티네스 상 : 1973년 지명타자제 실시 이후,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부여되는 상이다.


 

※ 2021년 AL MVP에 선정된 오타니 쇼헤이 (출처 : mlb.com)

 

역사적이라고 평가받는 2021년의 기록 이후, 오타니는 더욱 압도적인 성적으로 팬들을 놀라게 한다. 2022년에는 15승 - 34홈런으로 15승 투수 반열에 오르더니, 2023년에는 10승-44홈런을 기록, 투타 모두에서 2021년보다 더 높은 성적을 선보인다. 투수로는 팀의 1선발로 활약하고 타자로는 거의 모든에서 지표 1위*에 등극, 말 그대로 혼자서 에이스급 선수 2명의 몫을 해낸다. 결국 2023년에도 만장일치 MVP를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최초로 만장일치 MVP를 2번 수상한 선수가 된다.

* 출루율, 장타율, OPS(출루율 +장타율), 홈런 1위를 기록했으며, wRC+(득점생산력), wOBA(가중 출루율 : 출루 이벤트별 가중치를 고려한 수치) 등의 세부지표에서도 리그 1위를 휩쓸었다.

"미국 선수들을 동경만 해서는 넘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최고가 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오늘 단 하루만큼은 그들을 동경하는 것을 버리고 이기는 것만 생각합시다."
- 2023년 WBC 결승전 직전 오타니가 국가 대표 동료들에게
 


※ 오타니 쇼헤이의 WBC 결승 직전 라커룸 연설 (출처: 엠빅뉴스)

2023년 오타니 쇼헤이는 WBC에 국가대표로 출전, 파워풀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미국과의 결승 직전, 라커룸에서 선보였던 연설은 2023 WBC의 백미. 결승전 9회, 타자로 선발 출장한 했던 오타니는 마무리 투수로도 등판한다. 그리고 이내 같은 팀에 소속된 미국의 에이스,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일본의 3-2 우승을 완성시킨다.


*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아메리칸 리그 MVP만 3회 수상한 미국을 대표하는 타자이다.


※ 2023 WBC 결승전 오타니와 트라웃의 마지막 타석 (출처: MLB)

"오타니 선수는 실력과 인간성을 모두 겸비한 존재다. 노력하고 연습해서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 박찬호, 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현 해설위원

오타니 쇼헤이의 놀라운 활약과 함께 그가 야구 선수로 데뷔하기 전 작성했던 '만다르트*'가 미국과 일본 언론에 의해 공개된다. 그리고 오타니가 왜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겸비한 선수로 평가 받는지 이해하게 된다. 오타니는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야구 실력 뿐만 아니라  '인간성' , '멘탈' 심지어 '운*' 까지도 목표로 설정해 실천했다.

* 만다르트 : 일본의 디자이너 이마이즈미 히로아키가 개발한 발상 기법으로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방법 중 하나다.
** 실제로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구장 내 쓰레기를 직접 줍고 다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르트표(출처 : 한국일보)

 


※ 팬들이 촬영한 오타니의 쓰레기 줍는 모습 (출처: 오타니 팬페이지)

야구 선수로서 자신이 세운 목표를 대부분 이룬 오타니지만, 남아있는 목표가 있다. 바로 '월드 시리즈' 우승. 팀의 우승을 위해 스스로 연봉 지급을 미루는 선택까지 한 그가 '2024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전세계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의 첫 번째 MVP 시즌인 2021년, 그가 실제 착용했던 벨트를 이랜드 뮤지엄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오타니 쇼헤이, 2021년 9월 실제 착용 벨트 (이랜드 뮤지엄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