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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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패션계를 사로 잡은 it템에 대한 모든 것. 역사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낱낱이 파헤친다.
베트남에서 케이블 가디건이 뜨는 이유
'겨울에도 따뜻한 나라'로 알려진 베트남에서 방한 니트(케이블 카디건)가 필수템으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MZ세대를 중심으로 카디건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랜드의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WHO.A.U)'는 이 변화를 가장 먼저 포착해 1년 만에 40배 성장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베트남 겨울 패션 시장과 후아유가 베트남의 MZ세대를 공략한 스토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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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겨울을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베트남은 '겨울이 없는 나라'라는 편견이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북부 하노이 지역은 한국처럼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지는 않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 추위가 훨씬 강하다. 영상 7도 내외에도 휴교령이 내려질 정도다.
더 중요한 건 생활 방식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한다. 바람을 정면으로 맞기 때문에 조금만 기온이 내려가도 얇은 옷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이러한 생활 환경과 기후가 빚어낸 니즈로 가디건과 경량 아우터 수요가 충분히 존재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열대 국가'라는 인식으로 인해 베트남 시장에 방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한 해외 패션 브랜드가 많지 않았다.

눈이 내리고 있는 베트남 사파 ⓒVinpearl
SNS 세대가 찾는 건 '베이직'이 아니라 '트렌디 캐주얼'
여기에 베트남 MZ세대만의 독특한 '포멀 룩 규칙'이 더해졌다. 베트남에서는 정장까지는 아니어도 데이트나 캐주얼한 행사 자리라면 셔츠와 폴로티가 최소한의 예의로 자리 잡고 있다. 형식(포멀)과 표현(캐주얼)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순간이 많다.
기존에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대부분 베이직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있었고, 베트남의 MZ세대들은 개성을 드러낼 수 있으면서도 적절한 포멀함을 유지하는,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트렌디 캐주얼 브랜드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게다가 베트남 MZ세대의 패션 소비는 이미 SNS 중심으로 이동했다. 사진 한 장, 영상 10초가 구매를 결정하는 시장이 됐다. SNS에서 존재감이 살아나는 감각적인 디자인, 브랜드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컸지만, 선택할 만한 브랜드가 부족했다.
후아유는 바로 이 공백을 발견했다.

후아유 베트남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 된 베스트 코디 콘텐츠 ⓒwhoauvietnam
후아유, 1년 만에 40배 성장으로 증명하다
2024년 8월, 후아유가 베트남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했고, 1년 3개월이 지난 2025년 11월 매출은 초기 대비 약 40배 성장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이 온라인만으로 만든 성과다.
전환점은 2024년 11월이었다. 후아유가 베트남의 기후와 생활 환경을 세심하게 관찰해 겨울 시즌 핵심 상품을 재편한 직후, 케이블 가디건이 단일 아이템으로 2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불티나게 팔렸다. 성공의 불씨를 확신한 순간이었다.
2025년 10월에는 케이블 가디건만 10,000pcs를 완판시켰다. 단순히 방한 기능 때문만은 아니었다. 곰 캐릭터 '스티브' 자수가 위트 있는 디테일을 제공했고, 고급스러운 버건디 레드 컬러와 SNS에서 존재감이 살아나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베트남 MZ세대의 니즈를 정확히 건드렸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졌다. 후아유는 현지에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를 건드리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입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던 베트남 MZ세대에게 딱 맞는 해답이 된 셈이다.
기존 한국 중심의 재고 이동 방식에서 나아가 해외 생산기지에서 베트남으로 직연결되는 글로벌 공급 체계를 정비한 것도 주효했다. 상품이 현지에 도착하는 시점이 앞당겨지자 출시 → 판매 급증 → 즉시 후속 공급의 구조가 자리 잡았다.
이 변화는 매출 곡선에 즉시 반영됐다. 베트남 시장에서 후아유는 2025년 9월부터 3개월 연속 매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라이브 커머스 단 4시간 만에 기네스 기록을 세우며 상승 기조를 이어가기도 했다.
한국에서 증명된 기민한 기획력(2일5일), 가격 대비 높은 품질 경쟁력, 현지 플랫폼 기반의 운영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된 순간이다.
베트남의 국민 여동생 '호아 민지'와 함께 한 후아유 ⓒ후아유
동남아 소비의 중심축이 달라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케이블 가디건이 뜬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기후와 생활 환경이 만든 실질적 니즈, SNS 중심 소비 문화로 변화한 MZ세대, 그리고 트렌디 캐주얼 브랜드 부재라는 시장 공백. 이 세 가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케이블 가디건은 필수템이 됐다.
'겨울이 없는 나라'에서 케이블 가디건이 뜨는 이유. 그 답은 시장을 섣불리 단정하지 않고, 현지의 생활 환경과 문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데 있었다. K패션의 글로벌 가능성은 이미 증명됐다. 이제 질문은 바뀌었다. 확장 속도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후아유의 다음 실험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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