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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치코트는 사실 '여기서' 만들어졌다

트렌치코트는 사실 '여기서' 만들어졌다

따뜻해진 3월, 봄 필수 아우터 트렌치코트 뜻과 유래

따뜻해진 3월, 봄 필수 아우터 트렌치코트 뜻과 유래

2025.03.11

2025.03.11


 

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트렌치코트, 팜므파탈이 선택한 군용 레인코트☔

'트렌치코트'는 허리에 두를 수 있는 벨트 디테일과 방수 기능이 적용된 레인 코트를 뜻한다. 전쟁의 참호에서 탄생해 17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트렌치코트는 복식사에서 중요한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오드리 헵번, 엘리자베스 2세 등 시대를 초월한 유명인들이 사랑한 트렌치코트는 오늘날에도 간절기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아우터 중 하나다.


트렌치코트를 코디한 카리나 @카리나 인스타그램

오늘은 전장의 실용적인 목적에서 탄생해 여성들의 패션 잇템으로 거듭나기까지 트렌치코트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참호에서 태어난 군용 바람막이🌀


트렌치코트를 입은 영국군(1914) ©Hulton-Deutsch Collection

트렌치코트의 역사는 19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23년, 찰스 매킨토시(Charles Macintosh)는 영국 육군 장교들을 위해 방수 처리된 면직물로 만든 코트를 개발했다. '맥(Mack)'이라 불리던 해당 코트는 비를 막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땀을 배출하지 못하고 독특한 냄새가 났으며 심지어 더운 날씨에는 녹아내리기도 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햄프셔의 재단사였던 토마스 버버리(Thomas Burberry)는 1879년 '개버딘(Gabardine)'이라는 혁신적인 직물을 발명했다. 이 직물은 면이나 양모 섬유 하나하나를 방수 처리하여 통기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었다.


트렌치코트를 입은 영국 육군 장교 ©Naval Historical Center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 육군 장교들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참호 전투에 뛰어들었다.

트렌치코트의 디테일 하나 하나는 전장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어깨의 에폴렛(Epaulettes)은 계급장을 달기 위한 것이었고, 벨트의 D링은 지도 케이스나 무기를 걸기 위해 사용되었다. 어깨의 건 플랩(Gun flap)은 통기성을 높이고, 뒤쪽의 케이프는 빗물이 흘러내리게 했다. 큰 주머니는 지도와 필수품을 넣기에 충분했다.

할리우드와 왕실이 재해석한 트렌치코트👑

(첫번째 사진)왼쪽 마를레네 디트리히, (두번째 사진)왼쪽 오드리 헵번 ©A Foreign Affair,Getty

전쟁이 끝난 후에도 트렌치코트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많은 장교들이 귀향 후에도 실용적이고 세련된 이 코트를 계속 착용했으며, 할리우드 배우들을 통해 트렌치코트는 대중적인 아이템으로 나아갔다.

1940년대와 50년대 영화에서 트렌치코트는 탐정, 갱스터, 미스터리한 배역의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세계적인 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Marlene Dietrich)가 보여준 관능적인 트렌치코트 스타일링은 여성 패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으며,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이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에서 선보인 우아한 트렌치코트 스타일링 또한 여성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


트렌치코트를 입은 엘리자베스 2세(1967) ©Getty

동시에 영국 엘리자베스 2세는 트렌치코트를 품위 있는 스타일로도 재해석했다. 1967년 발모랄성(Balmoral Castle)에서 트렌치코트를 착용한 그녀의 모습은 왕실의 격식을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패션 감각을 뽐내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대를 초월한 트렌치코트의 매력

왼쪽부터 Darcy Trench Coat, Raleigh Trench Coat ©Gloverall

오늘날에도 트렌치코트는 끊임없이 복각 및 재해석되고 있다. 클래식한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뿐만 아니라 색상, 소재, 길이에 변주를 주며 현대 패션에 맞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헤리티지 브랜드 글로버올(Gloverall)은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트렌치코트의 본고장으로서의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버올의 클래식한 터치감과 실루엣에 담긴 품격은 트렌치코트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맥 트렌치코트 ©ROEM

국내에서는 로엠이 롱한 기장감과 세련된 실루엣으로 재해석한 '맥 트렌치코트'를 공개하고, 젊은 여성들을 공략했다.

로엠의 '맥 트렌치코트'의 인기 비결은 출근룩부터 데이트룩까지 활용할 수 있는 코디의 범용성에 있다. 벨트를 단단히 매면 허리 라인이 강조되어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고, 벨트를 느슨하게 하거나 없애면 캐주얼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뒷 요크 디자인과 소매 벨트 등 세심한 디테일도 돋보인다.

전쟁터의 참호에서 시작한 트렌치코트는 시대를 초월한 실용성스타일로 사랑받고 있다. 어떤 스타일링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트렌치 코트는 앞으로도 우리의 봄과 가을을 품격있게 빛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