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반팔만 입는 게 지겹다면? 요즘 여자들 사이에서 반팔 대신 인기 있는 '이 옷'
[잇(it)템 졸업식]
블라우스는 여성의 옷장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온 아이템 중 하나다.
올여름 SNS에서는 '블라우스 하울링' 콘텐츠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블라우스 한 벌로 출근룩부터 휴양지룩까지 소화하는 스타일링 노하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직장인들이 재킷 대신 블라우스를 겉옷처럼 활용하는 새로운 스타일링이 주목받으며, 블라우스의 무한 변신 가능성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로엠 리본 블라우스 ©ROEM
특히 1980년대 패션의 재해석을 통해 파워 드레싱과 로맨틱이 공존하는 블라우스 스타일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명품 하우스 브랜드부터 도메스틱 브랜드까지 라발리에르 블라우스, 해적 모티브의 블라우스, 퍼프 블라우스 등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오늘은 단정한 출근룩, 주말 데이트룩은 물론 시원한 휴양지룩까지 여성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블라우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파워 슈트와 함께 뉴로맨틱 패션이 태동한 1980년대
1980년대 패션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파워 슈트'와 '뉴로맨틱'이 공존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여성 해방 운동 여성들이 경제 및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던 때로, 그에 걸맞은 복식인 '파워 슈트'가 등장했다.
장 폴 고티에, 이브 생 로랑 같은 디자이너들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마치 갑옷처럼 보이는 정장과 스커트 정장을 제작했다. 어깨는 과장되게 처리되었으며, 전체적인 실루엣은 실제 착용자를 더욱 위풍당당하게 보이게 했다. 비즈 장식, 화려한 원단, 대담한 색상은 전통적인 남성 정장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한편, 뉴로맨틱은 1980년대 초 런던 클럽에서 태동했다. 거친 이미지의 펑크와 달리 고급스러운 소재와 호화스러운 장식의 패션이 주목받았다.
벨벳, 실크 소재로 만든 재킷, 셔츠, 드레스 등이 인기를 끌었고, 과거 해적의 복장에서 모티브를 얻은 러플, 프릴 디테일이 적용된 아이템들이 뉴로맨틱 룩을 이끄는 패션으로 거듭났다.
낭만과 화려함이 넘쳤던 1980년대 블라우스
1980년대 블라우스는 패션 일러스트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과장된 어깨와 허리가 쏙 들어간 실루엣, 알록달록한 컬러와 리본 장식, 과감한 패턴이 만들어내는 강렬하고 낭만적인 색채를 가지고 있다.
라발리에르 블라우스를 입은 다이애나 비, 마거릿 대처 ©Getty
목 부분에 얇은 실크나 레이스로 매듭을 짓는 '라발리에르 블라우스'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템이었다. 이 스타일은 마가렛 대처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즐겨 입으며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포멀한 블라우스 복식의 넥라인에 덧댄 리본 장식은 부드러우면서 우아한 힘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아이템으로, 두 인물의 부드러운 힘을 상징했다.
퍼프 블라우스 없이 1980년대를 논할 순 없다. 어깨에 풍성한 볼륨감을 주는 퍼프 소매는 슬림한 허리를 강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87년 샤넬은 핑크 스트라이프 패턴과 페플럼 디테일로 이를 구현했고, 이러한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패션계에 영감을 주고 있다.
볼륨 있는 소매에 러플, 목까지 올라오는 깃이 특징인 1980년대 '해적 블라우스'는 맥시멀한 디테일로 사랑받았다. 이 스타일은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말콤 맥라렌이 1981년 선보인 '해적(Pirate)' 컬렉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블라우스로 데일리룩 제안하는 패션업계
로엠 브이넥 스트랩 블라우스 ©ROEM
최근 패션업계는 1980년대의 강렬한 낭만을 현대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구성하고 재해석한 블라우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복고풍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상징적 요소들을 실용적이면서 세련되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여성복 브랜드 로엠(ROEM)은 1980년대 낭만적인 패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블라우스로 2030 여성들 사이에서 '블라우스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라발리에르 블라우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타이 볼륨 소매 블라우스, 재킷형 타이 블라우스, 타이 반팔 블라우스 등을 선보이며, 1980년대 특유의 리본 디테일을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장식은 절제하여 일상에서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로엠 백리본 긴팔 셔츠 ©ROEM
1980년대 맥시멀하면서 낭만적인 디테일로 사랑받은 하이넥 블라우스 또한 현대적으로 재탄생했다. 과거 볼륨감 있는 러플 소매와 목까지 올라오는 깃이 과장되게 연출됐던 것과 달리, 디테일은 유지하면서 접근성 좋게 디자인해 누구나 쉽게 코디할 수 있도록 했다.
풍성한 볼률감의 어깨 실루엣과 함께, 슬림한 허리를 강조해 시선을 사로잡는 퍼프 블라우스 또한 코디하기 용이하도록 복각해 출시했다.
과거 블라우스를 모던하고 웨어러블하게 재해석한 아이템은 2030 여성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클래식한 매력과 현대적 실용성을 겸비한 블라우스로 당신의 스타일링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란다.
반소매 티셔츠가 지겨워질 때, 블라우스 한 벌은 여름 출근길은 물론 가을과 겨울 이너로도 두고두고 입을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