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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삭스의 기적

레드삭스의 기적

커트실링,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은 그의 투혼

커트실링,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은 그의 투혼

2023.09.12

2023.09.12

2004년 10월 19일, 아메리칸 챔피언십 6차전.

보스턴 레드삭스는 시리즈 전적 2-3으로 아메리칸 챔피언십 탈락 위기에 처해있었다. 전날 연장 14회까지 가는 혈투로 마땅한 선발 투수가 없어 고심하던 태리 프랑코나 감독은 장고 끝에 당시 부상 중이던 에이스, 커트 실링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린다.

그리고 이 날 커트 실링은 자신의 야구 커리어 최고의 경기이자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는 위대한 경기를 선보인다. 


 

※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 당시 커트 실링의 투구 장면
 

 

시즌 후반, 발목 부상을 당했던 커트 실링은 사실 온전한 투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시즌 21승, 3점 대의 방어율을 보인 팀의 에이스였지만 발목부상으로 인해 1차전 첫 등판에서 3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기도 했다.

이대로는 탈락이 확실했던 보스턴 레드삭스. 커트 실링은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 당시 커트 실링의 발목 상태 (출처 : WBZ SPORTS youtube)

 

통증이 있던 자신의 발목 힘줄을 발목 피부와 꿰메어 고정 시켜 버린 것.

당시 38세 노장의 나이였던 커트 실링에게 무리한 수술은 선수 생활에 치명적이었지만 팀을 구하기 위해 경기 전날 수술을 감행, 6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게 된다.


 

※ 경기를 승리한 뒤 팀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커트 실링
 

 

경기 결과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4-2 승리.
승리의 주역은 7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 1실점만을 허용하며 뉴욕 양키스의 강타선을 철저히 막아낸 커트 실링이었다.

당시 커트 실링의 수술은 극비리에 이뤄져 그 누구도 수술 사실을 몰랐는데, 피로 붉게 물든 그의 양말(Bloody Sock)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며 커트 실링의 투혼이 팬들과 동료 선수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이는 팬들과 동료들의 사기가 크게 상승하는 계기가 된다.





※ 당시 중계화면에 잡힌 커트 실링의 Bloody sock. 당시 루게릭(공식 병명 ALS) 홍보대사였던 커트 실링이 신발에 K ALS(루게릭을 삼진 시키겠다) 를 새기고 나와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출처 : MLB youtube)

 

“Curt Schilling's performance tonight will long live in New England baseball lore.”
(오늘 커트 실링의 피칭은 뉴 잉글랜드 야구 역사에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 커트 실링 경기 中 마운드를 내려가는 실링을 보며 남긴 캐스터의 멘트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는 7차전을 연달아 승리하며 미국 스포츠 역사에 없는 ‘리버스 스윕*’을 성공,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마저 4:0 전승으로 마무리하며 86년만에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1919년 베이브 루스가 떠나며 남긴 ‘밤비노의 저주**’가 깨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우승 후 환호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수들


*리버스 스윕 : 1패를 더 추가하면 지게 되는 상황에서 이후 경기들을 모두 승리해 역전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밤비노의 저주 : 밤비노는 베이브 루스의 별칭. 보스턴 레드삭스가 1920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강제 트레이드시킨 후, 수십 년 동안 월드 시리즈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불운을 일컫는 말이다.

 

 

※ 당시 커트 실링의 'The Bloody sock game'에서 사용된 공, 선발 투수였던 그의 사인이 포함되어 있다. (이랜드 뮤지엄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