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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부캐 시리즈 02. 유니폼과 도복을 번갈아 입었던 한 호텔리어 이야기

 

 

늘 주는 게 편했고, 나보다 남이 우선이었던 켄싱턴호텔 여의도의 손수빈 지배인은 주짓수를 만나며 조금 달라졌다.

 

의외의 면을 발견하고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는 손수빈 지배인의 ‘부캐’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12년차 호텔리어다.

일본 소재의 호텔과 국내 유명 호텔에서의 경력을 거쳐, 켄싱턴호텔 여의도에 입사했다.

여의도에서 일한 지는 7년이 넘었다.

이제는 켄싱턴호텔 여의도 프런트팀의 든든한 시니어 역할을 맡고 있는 그녀다.

 

그녀는 호텔리어 업무가 ‘천성인 것 같았다’고 이야기 한다.

늘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익숙했고, 남들이 기뻐하면 자신도 기뻤던 그녀였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호텔리어를 경험하고, ‘나를 위한 직업’이라고 느껴 호텔 관련 학과로 전과를 결정했다.

호텔리어가 된 후 때때로 친구들은 ‘나를 고객 대하듯이 배려하지는 않아도 돼’ 이야기 했지만, 사실 그녀는 그러지 않는 법을 잘 몰랐다.

 

 

 

직장생활이 힘들다고 느끼던 때, 손수빈 매니저는 권투 도장에 다녔다.

타인과 함께 있으면 타인의 필요를 살피는 게 습관인 터라 또래 친구들은 잘 다니지 않을 것 같은 허름한 체육관을 굳이 찾아 등록했다.

권투는 생각보다 잘 맞았다.

그렇게 그녀에게 1년 반 동안 권투를 가르치던 관장님은 이야기 했다.

 

‘너 그렇게 다른 사람만 살피면서 네 생각은 언제 할래?’

 

관장님은 앞으로는 권투 대신 주짓수를 배워보라고 했다.

그건 ‘제안’보다는 ‘설득’이나 ‘명령’에 더 가까웠다.

주짓수는 반드시 상대방을 마주보고 대련을 해야 하는 운동이었다.

공격하려는 상대로부터 나를 방어하고,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했을 때 승리가 결정되었다.

 

 


 

주짓수를 배우기 시작한지는 2년이 지났다.

다른 동료들은 퇴근 후엔 너무 피곤해 쉬기에 바쁘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녀는 퇴근 후에도 주짓수 도장에 나갔다.

호텔 유니폼 대신 도복을 입고 매트 위를 구르며 기술을 익혔다.

그사이 도복은 땀으로 젖고, 다리엔 멍이 들기도 했다.

온 몸을 모두 써서 버텨야 하는 운동이기에 마치고 나면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아침 근무와 저녁 근무를 오가며 틀어진 수면패턴도 주짓수를 시작하면서 안정적으로 변했다.

 

그러며 또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관장님이 그녀에게 주짓수를 권유한 이유는 ‘나를 먼저 지키는 법’을 익히라는 뜻이었다.

손수빈 매니저는 주짓수를 하며 ‘나를 가장 아끼고 배려하는 나’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나를 존중할 때, 남들도 더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요!’

 

직원들과 함께 있으면 자주 나누게 되는 이야기다.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다 보면, 일주일이 금세 지나고 계절도 순식간에 바뀐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했고 시간도 충분히 흘렀는데도 나에게 남는 것이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회의감을 느낀다.

 

손수빈 매니저는 모든 직장인이 부캐가 필요한 이유를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가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직장인들도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기를 바랐다.

그녀에게는 첫째로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둘째로 내면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고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게 한 ‘주짓수’가 그녀의 ‘꼭 맞는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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